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철학적 비전이 담긴 불후의 명작! 페스트가 창궐한 14세기 유럽, 신의 존재와 구원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기사의 여정을 다룬 영화 제 7의 봉인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보시고 리뷰를 작성해주세요.
감독 : 잉마르 베리만
출연 : 막스 폰 시도우, 군나르 비욘스트란드, 비비 앤더슨, 닐스 포페 外
20세기 영화 예술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그를 세계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은 작품 <제 7의 봉인>[수입/배급: ㈜영화사 백두대간]이 반 세기가 넘는 세월이 흐른 뒤 마침내 한국에서 개봉한다.
그간 영화제나 회고전을 통해 소개되었을 뿐, 놀랍게도 이 전설적인 걸작의 극장 개봉은 국내 최초이다.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영상 시인이자 영상 철학자로도 불릴 만큼,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 등 철학적, 신학적, 존재론적 질문들을 영화를 통해 던졌던 진지한 예술가였다. 그의 영적 탐험의 시기를 열었던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는 <제 7의 봉인>은 베리만의 작가적 성숙기에 완성된 작품으로, 신과 인간의 존재 그리고 죽음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단 35일만에 촬영된 이 영화는 1957년 당시 개봉되자마자 언론과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으며,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그랑프리를 수여하며 경의를 표했다.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영화 속에 녹여냄으로써 영화라는 장르를 예술의 반열에 올렸던 이 기념비적인 작품은 흑백의 스크린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장면들로도 유명하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기사와 죽음의 사자 사이의 체스 게임은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 중의 하나이자, 뛰어난 알레고리가 돋보이는 철학적 순간으로 검은 색과 흰 색이 대조를 이루면서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의 대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죽음의 사자가 이끄는 ‘죽음의 춤’ 장면 역시 그 간결함과 아름다움으로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전설적인 명장면들과 매혹적인 이미지들이 밝음과 어두움의 명암이 대비되는 흑백의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영화 <제 7의 봉인>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에릭 로메르 감독으로부터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페스트가 창궐한 중세 유럽,
신이 침묵한 세상에서 신의 존재와 구원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기사의 여정
<제 7의 봉인>은 페스트가 창궐했던 14세기를 배경으로 죽음의 사자와 대결하는 기사의 여정을 통해 신의 존재와 인간의 구원이라는 문제를 탐색한다. 신과 인간 실존에 대한 거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형이상학적 질문들의 무게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초현실주의에서 리얼리즘으로, 또는 시에서 익살로 변화무쌍한 스타일을 펼친다.
또한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사색적인 기사와 충직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종자가 펼치는 오디세이는 의인화된 죽음의 동행과 함께 흥미로운 로드 무비를 만들어낸다. 요한 묵시록의 이야기에서 따온 제목은, 세상의 종말을 상징하는 7개의 봉인 중 마지막 봉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신의 실존적 고통에 대한 답을 찾기로 결심한 기사의 여정은 부조리한 세상에서 실존적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의 여정과 겹쳐지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며, 베리만이 던지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해 6월부터 전시회, 기획전, 영화학교, 포럼 등의 다양한 형식을 통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는 영화사 백두대간의 잉마르 베리만 프로젝트는 지난 3월 개봉한 <가을 소나타>, 5월 개봉을 앞둔 <제 7의 봉인>과 함께 2012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오는 5월 10일 개봉하는 <제 7의 봉인>은 종교적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한 편의 신비로운 우화이자 영화 역사에 영원히 남을 세기의 걸작으로, 철학적 명상을 불러일으키는 매혹적인 영화적 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